코로나 백신 기술로 '통증'도 잡을 수 있을까? — mRNA와 통증 이야기
안녕하세요.
통증과 대화하는 의사, 별내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입니다.
지난 글에서 제가 옛날에 mRNA 기술(모더나)에 투자했다 물려본 이야기를 했더니, 한 분이 아주 저다운 질문을 던지셨어요. "원장님은 통증 보는 의사시잖아요. 그럼 그 코로나 백신에 쓰인 mRNA 기술로 통증도 잡을 수 있는 거 아니에요?" 통증을 업으로 삼는 사람으로서 눈이 번쩍 뜨이는 질문이었습니다. 오늘은 그 흥미로운 상상을, 과학적으로 말이 되는지 함께 따져볼게요.
먼저 김칫국부터 막아둘게요. 지금 mRNA로 만든 '통증약'은 세상에 없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대부분 연구 단계이거나 미래의 가능성이에요. 앞선 '루닛'·'신라젠' 글에서 배운 대로, 저는 '기대'와 '확정된 현실'을 섞지 않으려 합니다. 그러니 "곧 나온다"가 아니라 "이런 길이 상상은 된다" 정도로 읽어 주세요.
먼저, mRNA가 하는 일은 딱 하나입니다
복잡해 보여도 mRNA의 역할은 단순해요. 우리 몸의 세포에게 "이런 단백질을 만들어라" 하고 건네주는 '요리 레시피'입니다. 코로나 백신은 "바이러스 겉껍질 조각을 만들어라"는 레시피를 넣어준 거예요. 그러면 몸이 그 조각을 만들어보고 "이건 적이다" 하고 면역을 훈련하죠.
그렇다면 통증 이야기로 넘어가는 질문은 이렇게 바뀝니다. "통증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되는 '단백질'을, 몸이 스스로 만들게 할 수 있을까?" 이렇게 보면 몇 가지 상상 가능한 길이 열립니다.
mRNA가 통증에 쓰인다면, 이런 길들
① 통증 신호를 '막는 항체'를 몸이 만들게 연구·미래
우리 몸엔 통증을 키우고 예민하게 만드는 물질들이 있어요. 그걸 붙잡아 막는 '항체'를 약으로 쓰려는 시도는 예전에도 있었습니다(신경 성장인자를 겨냥한 항체 같은 것). 그런데 항체는 만들기가 비싸고 까다롭죠. 여기서 mRNA로 "그 항체를 네 몸이 직접 만들어라" 하고 레시피만 넣어주면 어떨까 — 이런 발상이 가능합니다.
② 염증을 가라앉히고 신경을 보호하는 단백질 만들기 연구·미래
만성 통증 뒤에는 흔히 염증과 신경 손상이 얽혀 있어요. 그렇다면 몸에게 염증을 진정시키거나, 다친 신경을 보호·회복시키는 단백질을 만들라는 레시피를 줄 수도 있겠죠. '통증을 억지로 마비시키는' 게 아니라 '아픈 원인을 다독이는' 방향입니다.
③ '통증 스위치'를 조절한다는 발상 관련 연구(결은 다름)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어요. 우리 몸엔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스위치'(나트륨 통로, Nav1.7)가 있는데, 태어날 때부터 이 스위치가 고장 나 아예 통증을 못 느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선천성 무통증). 그래서 "이 스위치를 적당히 눌러주면 마약성 진통제 없이 통증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연구가 진행돼 왔어요. 다만 이건 유전자 자체를 조절하는 접근이라, 엄밀히는 코로나 백신 같은 mRNA와는 결이 조금 다릅니다(정직하게 구분해 둘게요).
④ 통증의 '원인'을 치는 간접적인 길 연구·미래
예를 들어 암 때문에 생기는 통증이라면, mRNA 암 백신으로 암 자체를 다스리는 게 결국 통증을 줄이는 길이 될 수 있어요. 통증을 직접 건드리지 않고 뿌리 원인을 치는 셈이죠.
"통증을 억지로 끄는 게 아니라,
몸이 스스로 다독이게 돕는 것 — 그게 매력입니다."
이런 길들이 매력적인 진짜 이유가 있어요. 지금 통증 치료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의 중독·부작용인데, 만약 몸이 스스로 만든 항체나 단백질로 필요한 곳에서만, 부작용은 적게 통증을 다스릴 수 있다면 판도가 바뀔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전 세계가 '중독 없는 진통' 기술을 열심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냉정하게 봅시다
⚠️ 아직은 '가능성'이지 '치료'가 아닙니다
첫째, 지금 병원에서 mRNA로 통증을 치료하지 않습니다. 위 이야기들은 연구실과 초기 단계의 상상이에요. 둘째, 통증은 원인이 제각각입니다 — 디스크, 신경, 관절, 염증, 심리까지. 그래서 "이거 하나면 다 해결"이라는 만능 통증약은, mRNA든 뭐든 나오기 어려워요. 셋째, 그러니 어디선가 "mRNA로 통증 완치" 같은 광고를 보신다면, 그건 앞선 글에서 말씀드린 '부풀려진 숫자'와 똑같은 경계 대상입니다.
그리고 이건 제가 통증 의사로서 꼭 덧붙이고 싶은 말이에요. 설령 이런 첨단 기술이 언젠가 현실이 되더라도, 운동·자세·재활·생활습관의 역할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통증은 어느 한 스위치의 문제가 아니라 '몸 전체의 이야기'거든요. 아무리 좋은 레시피를 넣어줘도, 굳은 몸을 풀고 약한 근육을 키우는 일은 결국 우리가 직접 해야 합니다. 제가 늘 말씀드리는 "약과 운동은 두 바퀴"라는 말, 미래에도 유효할 거예요.
📌 3줄 요약
mRNA는 '몸에게 단백질을 만들라고 주는 레시피'입니다. 그래서 통증에 쓴다면 통증을 막는 항체·염증을 다독이는 단백질을 몸이 스스로 만들게 하는 길을 상상할 수 있어요.
'통증 스위치(Nav1.7)'를 조절하는 연구, 암 백신으로 원인을 치는 길 등도 있지만 — 지금 병원에서 쓰는 mRNA 통증 치료는 없습니다(연구·미래 단계).
매력은 '중독 없는 진통'의 가능성. 다만 "mRNA로 통증 완치" 같은 광고는 경계하고, 어떤 미래에도 운동·재활의 역할은 남습니다.
정리하자면, mRNA는 결국 '단백질 레시피'이기 때문에, 통증을 다스리는 단백질이나 항체를 몸이 스스로 만들게 하는 미래를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마약성 진통제의 한계를 넘을 '중독 없는 진통'이라는 점에서 정말 흥미로운 방향이에요. 다만 아직은 연구와 가능성의 영역이고, 통증은 원인이 다양해 만능 해법은 없습니다. 그러니 설레되 과대광고는 경계하시고, 지금 당장 통증을 다스리는 가장 확실한 길은 여전히 정확한 진단과 꾸준한 운동·재활이라는 것 — 이 두 가지를 함께 기억해 주세요.
과학이 어디까지 갈지 저도 설레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언젠가 제 진료실에서 환자분께 "이제 이런 방법도 있어요" 하고 말씀드릴 날이 오면 좋겠어요. 그날까지, 저는 오늘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여러분의 통증 곁을 지키겠습니다.
허리·목·무릎 등 통증과 재활이 필요하시면 편하게 상담 오세요. 지금 검증된 방법으로 정확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저희는 평일 야간진료(화·목)와 주말 진료도 하고 있습니다.
문의는 카카오톡 채널이나 전화(031-523-8988)로 주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본 글은 원장의 개인적인 생각을 담은 건강 교양 칼럼이며, 특정 치료·제품·기업에 대한 광고나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본문에 언급된 mRNA의 통증 관련 활용은 대부분 연구·개념 단계로 현재 상용화된 치료가 아니며,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입니다. 통증의 원인과 치료는 개인마다 다르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