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은 왜 아플까 — 암 통증의 네 가지 얼굴, 통증 의사가 쉽게 풀어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통증과 대화하는 의사, 별내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입니다.
먼저 솔직하게 밝히고 시작할게요. 저는 암을 직접 치료하는 종양내과·외과 전문의가 아닙니다. 암의 진단과 치료, 그리고 심한 암 통증의 관리는 그 분야 전문의 선생님들의 영역이에요. 그래서 오늘 글은 '치료법 안내'가 아니라, 통증을 업으로 삼는 의사로서 "암은 왜, 어떻게 아픈가"를 쉽게 풀어드리는 이야기입니다.
많은 분들이 암 통증을 그저 "암이 있으니까 아프다"고 뭉뚱그려 생각하세요. 그런데 사실 암 통증은 생기는 원리가 제각각이고, 원리가 다르면 대응 방법도 달라집니다. 커피 한 잔 하며 편하게 읽어보세요.
PART 1
암은 왜 아플까 — 네 가지 얼굴
암 통증은 크게 네 가지 원인으로 나눌 수 있어요.
1. 종양이 직접 조직을 침범(가장 흔함) — 암세포가 자라며 신경·뼈·근육·장기·혈관을 누르거나 침범합니다. 췌장암이 신경 다발을 누르면 극심한 등 통증, 폐암이 흉벽을 침범하면 흉통, 전립선암이 뼈로 전이되면 심한 허리 통증이 생길 수 있어요.
2. 염증에 의한 통증 — 암세포는 여러 염증 물질(프로스타글란딘·브래디키닌·사이토카인·신경성장인자 등)을 내보내, 통증수용체를 예민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작은 자극도 크게 아프게 느껴져요.
3. 신경병증성 통증 — 암이 신경을 직접 손상시키거나, 수술·항암·방사선 치료 뒤 신경이 상해 생깁니다. '타는 듯', '전기 오는 듯', '저림'이 특징이에요. 유방암 수술 후 통증, 일부 항암제로 인한 말초신경병증이 대표적입니다.
4. 치료 자체로 인한 통증 — 암이 아니라 '치료 과정'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수술 후 통증, 방사선 피부염, 점막염, 항암제로 인한 근육통 등이죠.
왜 굳이 나눌까요? 원인이 다르면 잘 듣는 약과 방법도 다르기 때문이에요. 염증성 통증에 좋은 약이 신경병증성 통증엔 잘 안 듣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디가, 왜 아픈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 치료의 첫 단추예요.
PART 2
세 가지 통증의 결, 그리고 어떤 암이 아픈가
암 통증은 느낌과 원인에 따라 크게 세 갈래로 나눕니다.
체성 통증
뼈·근육·피부에서 오며 위치가 명확하고 찌르는 듯합니다. (예: 골전이)
내장 통증
간·위·장·췌장 등에서 오며 위치가 애매하고 깊고 둔한 느낌입니다. (예: 췌장암·간암)
신경병증성
신경 손상에서 오며 화끈거림·전기 오는 느낌·저림이 특징입니다.
일반적으로 췌장암, 두경부암, 그리고 골전이가 있는 유방암·전립선암·폐암, 척추 전이가 있는 암 등이 통증이 심한 편으로 알려져 있어요. 특히 뼈로 전이된 통증은 매우 강할 수 있습니다. 다만 통증은 개인차가 정말 크기 때문에, "이 암은 원래 이만큼 아프다"고 단정하기보다 각자의 상태에 맞춰 평가하는 게 맞습니다.
PART 3
그럼 어떻게 다스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통증 강도에 따른 3단계 진통 원칙을 오래전부터 제시해 왔어요. (아래는 교육을 위한 일반 원칙이며, 실제 약과 용량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이 정합니다.)
1. 경증 — 아세트아미노펜, 소염진통제(NSAIDs) 등
2. 중등도 — 트라마돌, 코데인 같은 약한 오피오이드
3. 심한 통증 — 모르핀·옥시코돈·펜타닐 등 강한 오피오이드
과거엔 "암 통증 = 오피오이드"라는 인식이 강했어요. 오피오이드는 효과가 뛰어나지만 변비·졸림·구역·호흡억제·의존성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죠. 그래서 요즘은 약 하나에 기대기보다 여러 방법을 함께 쓰는 '다학제 접근'이 권장됩니다. 신경차단술·척수 자극술 같은 시술, 신경병증성 통증엔 가바펜티노이드·일부 항우울제, 골전이 통증엔 방사선치료·비스포스포네이트·데노수맙 같은 원인 맞춤 치료를 더하고요.
이 흐름 속에서 비마약성(non-opioid) 진통제도 주목받습니다. 암 환자는 수개월~수년 통증을 다스려야 하는 경우가 많아, '강하면서 중독·호흡억제가 적고 오래 쓸 수 있는' 약이 이상적이거든요. 지난 글에서 다룬 국산 후보 오피란제린이 관심받는 이유도 그 연장선입니다.
정직하게 말씀드리면
오피란제린은 주로 '수술 후 급성 통증'을 대상으로 개발돼 온 약으로, 암성 통증 치료제로 허가된 약이 아닙니다. 위 약들(오피오이드·가바펜티노이드 등)도 전문의의 처방과 관리가 필요하고, 임의로 복용하거나 끊으면 위험할 수 있어요. 오늘 글은 통증의 원리와 치료 방향을 설명하는 교육 자료일 뿐, 특정 약을 권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암 통증은 '참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찾아 정밀하게 다스리는 것입니다."
PART 4
그럼 재활의학과는 어디에서 도울까
다시 한번 분명히 말씀드릴게요. 암의 진단·치료와 심한 암 통증의 관리는 담당 주치의·완화의료팀·마취통증의학과 등 전문 영역입니다. 통증이 심하시면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먼저 상의하셔야 해요.
그렇다면 저희 재활의학과의 자리는요? 암 치료의 여정은 길고, 그 과정과 이후엔 근골격계 통증, 수술 후 뻣뻣함, 신경병증성 저림, 체력·기능 저하가 함께 찾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활의학과는 이런 부분에서 운동·도수·물리치료와 기능 회복을 통해 '다학제 팀의 한 축'으로 삶의 질을 돕는 역할을 해요. 암 자체를 치료하는 곳은 아니지만, 아픈 몸이 다시 움직이고 일상을 회복하도록 돕는 일 — 그게 저희가 잘하는 일입니다.
3줄 요약
암 통증은 "암이라서 아프다"가 아니라 종양 침범·염증·신경 손상·치료 부작용의 네 갈래로 원인이 다양하며, 원인을 알아야 대응이 달라집니다.
WHO 3단계 원칙을 기본으로, 요즘은 오피오이드 하나에 기대기보다 신경차단·원인 맞춤 약물·비마약성 진통제를 함께 쓰는 다학제 접근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단 오피란제린은 암성 통증 허가약 아님).
암의 진단·치료와 심한 통증은 반드시 주치의·완화의료팀과, 재활의학과는 치료 과정의 근골격계 통증과 기능 회복을 돕는 한 축입니다.
정리하자면, 암 통증은 하나의 얼굴이 아니라 종양이 직접 누르는 통증, 염증성 통증,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로 인한 통증까지 여러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디가 왜 아픈지"를 정확히 나누는 것이 치료의 시작이고, 요즘은 약 하나가 아니라 여러 방법을 원인에 맞춰 함께 쓰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어요. 다만 암의 치료와 심한 통증 조절은 반드시 담당 전문의와 함께하셔야 하고, 재활의학과는 그 여정에서 몸의 기능과 삶의 질을 돕는 한 축이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암이 뭔지, 왜 아픈지 조금 더 알게 되면 막연한 두려움이 절반은 줄어듭니다. 지식이 곧 위로가 될 때가 있어요. 저는 오늘도 통증으로 힘든 분들 곁에서, 몸이 다시 편해지도록 돕겠습니다.
암 치료 이후 남은 뻣뻣함·저림·근골격계 통증, 떨어진 체력과 움직임 — 혼자 참지 마시고 편하게 상담 오세요. 원인에 맞춰 재활을 도와드리겠습니다. 저희는 평일 야간진료(화·목)와 주말 진료도 하고 있습니다.
문의는 카카오톡 채널이나 전화(031-523-8988)로 주시면 됩니다.
AI 활용
지금까지 연세편한재활의학과 홍진오 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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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암성 통증의 기전과 치료 방향에 대한 일반적인 건강 정보 칼럼이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암의 진단·치료 및 통증 조절은 반드시 담당 주치의·완화의료팀 등 전문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언급된 약물(오피오이드·가바펜티노이드 등)은 전문의의 처방과 관리가 필요하며 임의 복용·중단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오피란제린은 수술 후 급성 통증을 대상으로 개발돼 온 약으로 암성 통증 치료제로 허가된 약이 아니며, 본원에서 처방·시술하는 약도 아닙니다.